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줍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로 가까이 가는 사람은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과 하느님께서 당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히브리서 11장 1, 6절 (공동번역성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일을 마치고 쉬신 것처럼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간 이도 그의 일손을 멈추고 쉬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 안식을 누리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옛사람들처럼 순종하지 않다가 낭패를 보아서야 되겠습니까?

히브리서 4장 10-11절 (공동번역성서)

성경의 65번째/58번째 권이자 신약성경 중 유일하게 저자가 미상인 책. 책 제목에서 가리키듯 흔히 유대계 기독교인으로 생각된다. 풍부한 구약성서 인용과 제의적 관심이 돋보이는 것도 이유. 아람어 아닌 그리스어로 쓰이긴 했지만 당대 유대 지식인 대부분은 그리스어에도 능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므로 언어 유무로 유대인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는 없다.
 
히브리서 신학의 독자성은 대사제론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서간에서만 그리스도에게 사용되는 '대사제' 칭호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이 칭호로써 신학적 구상의 축점軸點이 놓였고, 이를 중심으로 여타 관념들이 대체로 제자리를 찾는다. 유랑하는 하느님 백성 관념이나 성경 해석 또는 대사제 표상 가운데 무엇을 히브서의 중심으로 언명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단호히 마지막 것을 택해도 될 것이다.

-요아힘 그닐카Joachim Gnilka, 《신약성경신학》Theologie des Neuen Testaments,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14, 499쪽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자 사제로 보는 난해하면서도 나름 독창적인 신학이 특징이다. 히브리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간답게 유대인들의 메시아로서의 예수를 다루고 있으며, 많은 수의 구약성경 인용, 그 중에서도 의의 왕 또는 샬라임 왕 곧 평강의 왕 멜기세덱에 대한 많은 언급을 포함한다. 멜키쩨댁은 신약에서는 히브리서에서만 유일하게 언급된다. 이것이 중요한 게, 제사장 마쉬아흐가 기존 아론의 혈통이 아닌 멜키쩨덱의 정통성을 이을거란 관념과 전승은 당대 유대교 중 에쩨네파만 보유하고 있었다. 즉 히브리서 저자는 에쩨네파의 전승을 깊이 받아들여 당대 초기 기독교에 도입한 것이기에, 그가 적어도 기독교로 개종하기 전에는 에쩨네파의 일원이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은 건 부정할 수 없다.

문학적으로 보자면, "히브리서는 세련된 통사론과 정선된 어휘를 구사하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품격 있는 문서다. 저자는 당시의 합성어에 대한 헬레니즘적 선호에 상응하여, 10개의 어구를 아예 새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교육과 훈육(5,12-14; 12,7-11)으로부터 농사(6,7-8; 12,11), 건축(6,1; 11,10), 항해(6,19)를 거쳐 운동 경기(12,1)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비유를 즐겨 사용한다. 저자의 뻬어난 문체와 수사학적 어법 선호는, 그가 수준 높은 언어 훈련을 받았고 고대문화에 조예가 깊었음을 증언해준다. 저자는 충실한 수사학 교육을 받았음이 거의 확실하다. ....... 수사학적 재능은 바오로를 능가한다."

+ Recent posts